(조세금융신문=김대복 혜은당클린한의원 원장)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다. 한정된 재화에 비해 욕망이 훨씬 큰 게 근본 이유다. 이마저도 근현대에 해당 되고, 고대로 갈수록 욕망 보다는 생존의 문제로 전쟁을 했다. 먹거리 등 생필품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먹거리를 얻기 위한 전쟁은 농경지나 목축지를 축소 시켰다. 오히려 먹거리 자체를 더 줄게 했다.
자연히 전쟁 후에는 먹고 사는 문제가 더 힘들어졌다 또 전쟁 중은 물론 전쟁 후에도 스트레스가 지속됐다. 공포, 불안, 죄책감 등의 심리적 위축과 함께 신체적 불편함도 가중되는 게 일반적이다. 식욕감소, 두통, 어지러움, 떨림, 급박한 심장박동, 분노, 무력감 등이다.
이 같은 상태가 지속되면 만성소화불량에 따른 입냄새 호발 조건이 된다. 옛 병사들은 적군은 물론 동료의 입냄새와도 싸울 수밖에 열악한 환경에 내몰린 셈이다. 그런데 자연은 큰 틀로 보면 꾸준히 자정 작용을 있다.
전쟁 지휘자들은 이를 알게 모르게 활용했다. 대표적인 게 무의 섭취다. 무는 천연 소화제다. 긴장, 불안, 소화 기능 상태에서 식사를 하면 체하기 쉽다. 제대로 먹지 못하거나, 입맛을 잃거나, 불규칙하게 식사하거나, 불안에서 밥을 먹으면 소화가 제대로 될 리 없다. 크고 작은 배앓이가 잦을 수밖에 없다.
속병을 달고 사는 야전의 병사들은 무를 섭취하면 소화 기능이 촉진됨을 경험적으로 알았다. 무에 함유된 아말라아제, 디아스타제, 수용성식이섬유 덕분이다. 이 성분들은 소화와 장 운동 촉진, 변비 예방 등에 좋다.
기력을 회복하면 전투력이 상승된다. 이에 점령지 등에 오래 주둔해야 하는 일부 지휘관들은 무 재배에 신경 쓰기도 했다. 고대 이집트 피라미드 감독관들은 건설 인부들에게 무를 공급했다. 중국의 후한의 광무제 때 반란이 일어났다.
광무제가 원정을 나간 틈을 타 반란군이 궁궐을 포위했다. 이때 궁녀들과 수비군은 궁궐에 심은 무를 먹으며 저항했다. 또 후한의 후대 임금 유분자도 궁성이 적에게 포위되자 무를 먹으며 1년을 버텼다. 그는 궁녀들을 독려하여 군사들이 먹도록 무를 재배한 것이다.
임진왜란 때 선조는 스트레스로 입맛을 잃었다. 이때 어의는 식욕과 소화 기능 촉진을 위해 무를 올렸다. 82세까지 산 조선의 장수왕 영조는 무로 소화불량을 이겨냈다. 왕은 무의 찬 성질을 보완하려고 따뜻한 성질의 생강과 함께 복용해 소화력과 항염 작용의 증가를 꾀했다.
옛사람들이 소화촉진과 식량으로 활용한 무는 부수적으로 입냄새를 줄이는 효과도 있었다. 입냄새의 원인 중 하나가 만성소화불량이다. 천연소화제인 무는 잦은 체증과 트림의 완화, 숙취해소, 위장 보호, 배변 활동 촉진 등을 기대할 수 있다.
소화가 원활하게 되면 만성소화불량으로 인한 입냄새 원인도 사라지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한방에서는 무를 적체, 복부창만, 헛배 부름, 트림, 위산과다, 세균감염, 번성, 이질 치료의 약재로 활용했다.
지난날에는 무가 입냄새 해소에 조금은 기여한 셈이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입냄새는 치료가 체계화되어 있다. 한의원에서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받으면 쉽게 해소될 수 있다.
[프로필] 김대복 혜은당클린한의원장 원장
• 전, 대전대학교 한의대 겸임교수
• 전, MBC 건강플러스 자문위원
• 대전대학교 한의대 석사·박사 학위
• 논문: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 저서: 입냄새, 한달이면 치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