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컬컬하고 말을 하는 데 불편합니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목이물감이 심합니다.”
40대 남성 직장인 K씨의 하소연이다. 그는 직장에서 부서가 바뀐 뒤 상사와의 갈등이 심했다. 스트레스를 받아 기분이 좋지 않은 날은 소화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습관적으로 아랫배가 더부룩했고, 어느 날은 설사도 했다.
K씨는 부서 이동 후 3년 만에 한의원을 찾았다. 그가 힘들어하는 증세는 크게 목이물감과 소화불량, 입냄새였다. 구취는 1년 전부터 조금씩 의식을 한 상황이었다. 입냄새에 당황한 그는 내과와 이빈후과에서 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그러나 가벼운 역류성 식도염외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는 처방받은 약을 한 달 정도 복용 예정이었으나 보름 만에 중단했다. 소화불량은 조금 좋아되는 듯했으나 목이물감과 입냄새는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또 많은 양의 약을 먹는 부담도 있었다.
K씨처럼 목이물감 마른기침 가슴답답 등의 불편함이 계속되는 데 사진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는 사례가 꽤 있다. 이는 목의 염증이나 식도질환이 없음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이물감과 소화불량이 입냄새의 전조 증상처럼 나타난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크게 매핵기, 소화기능저하, 후비루증후군으로 접근한다. 매핵기는 신경성 질환인 기울(氣鬱)성 병증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칠정(七情: 喜 ·怒 ·憂 ·思 ·悲 ·恐 ·驚)이 왜곡돼 울체된다. 이로 인해 목 이물감이 발생된다.
소화기관의 기능 저하는 소화불량과 위산역류 입냄새 유발로 이어질 수 있다. 소화불량이 지속되면 위산역류 위험이 높아진다. 지나친 압력으로 식도 아래쪽 조임근 기능이 약화돼 십이지장의 내용물이 식도로 유입될 수 있다. 목이물감, 상복부 팽만, 후두 자극성 기침, 변비, 설사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후비루증후군은 코와 목에서 분비된 점액이 목으로 넘어가는 증상이다. 이로 인해 목 이물감과 입냄새 증세가 발생된다. 목이물감, 소화불량, 후비루증후군, 입냄새 등은 질환과 원인, 증상에 따라 치료가 다르다. 다만 어떤 경우든 증상과 원인을 모두 처치하는 근본치료를 해야 재발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매핵기는 해울과 통기 작용이 있는 20여 가지 약재로 구성된 해울통기탕(解鬱通氣湯)이 효과적이다.
소화불량으로 인한 만성소화기질환은 전반적인 장부를 강화하는 처방이 필요하다. 유사질환까지 두루 염두에 두고 원인을 찾는 진단이 선행되어야 한다. 후비루증후군은 농축환약이나 가루 형태의 신궁환이 주로 처방된다.
김대복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식치 한의사로 반찬가게창업 프랜차이즈인 ‘김수미의 엄마손맛’ 대표다. 주요 논문과 저서에는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입냄새 한 달이면 치료된다’, ‘오후 3시의 입냄새’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