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복 박사의 구취 의학(73회)


[오피니언타임스=김대복]

위궤양은 흔히 소화가 잘 안 되고 복통, 특히 명치의 통증이 잦다. 새벽 등의 공복시에는 속 쓰림이 심하다. 또 메스꺼움과 구토, 체중감소, 출혈이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소화불량을 유발하는 위장질환 증상은 비슷하다. 한두 가지 증상을 보고 스스로 특정질환으로 유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같은 질환도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위궤양은 위의 점막이 위산과 펩신의 공격을 받아 손상된 상태다. 위에서 분비되는 산성물질인 위액은 살균과 음식의 소화 작용에 관계한다. 그러나 위액이 과다 분비되면 위와 십이지장이 손상될 수 있다. 위궤양은 병변이 위의 점막은 물론이고 근육까지 파고든 상태다. 근육에는 신경과 혈관이 그물망처럼 지난다. 위궤양 환자에게서 명치의 통증이 생기는 이유다. 위궤양은 위산과다, 만성위염이 유발 요인이다.

음식물을 흡수되기 쉽게 잘게 부수는 역할을 하는 위장 기관은 위산은 물론 담즙, 약물, 알코올, 각종 소화요소에 지속적으로 자극 받는다. 이 같은 공격에 생체 방어 리듬이 무너지면 위궤양 등의 질환이 발생하게 된다. 위궤양 역류성식도염 등 위장질환은 입냄새와 관련되기도 한다.

냄새는 ​위궤양이나 역류성식도염 자체 보다는 위장기관의 소화 과정과 연관이 높다. 위장질환으로 소화기관의 기능이 떨어지면 음식물의 분해 작용이 약해진다. 연동연하 운동력이 낮아지면 음식물이 위장에 오래 머물게 된다. 이로 인해 이상 발효된 음식물에서 생성된 가스가 입으로 나오면 구취이고, 항문으로 배출되면 방귀가 된다.

​소화기 계통 질환에서는 주로 썩은 계란 냄새가 풍긴다. 위장질환성 입냄새가 나면 일반적인 경우보다 혀에 음식물 찌꺼기가 축적되는 비율이 높다. 두껍게 형성된 설태는 입냄새 원인이 된다.  

사진=네이버 캡쳐 (KBS 뉴스)
사진=네이버 캡쳐 (KBS 뉴스)

위궤양의 원인인 위산 과다 분비는 헬리코박터균, 스트레스, 음식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 헬리코박터균은 위벽의 방어 메커니즘을 무너뜨리고, 위산 분비를 촉진시킨다. 스트레스도 위산 분비를 촉진시킨다. 스트레스는 외향적이고 적극적인 사람에 비해 소심하고, 내향적인 사람이 더 받는다. 또 육류와 기름진 음식, 사과 같은 일부 과일도 위산 분비를 촉진한다.

입냄새와 연관성 있는 위궤양 치료와 예방법은 지나치게 분비되는 위액 분비 억제에 있다. 이는 소화기관의 운동성을 높일 때 가능하다. 위장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면 음식물 분해력이 강화돼 가스 배출이 줄게 된다. 위산이나 담즙산에 의한 위 점막 자극이 줄고, 손상된 점막도 재생된다.

​이를 위한 한방의 처방에는 탕약, 약침, 심신안정법 등이 있다. 탕약의 약재로는 인삼, 산사, 맥아, 용안육, 향부자, 복령, 감초 등이 쓰인다. 비위를 강화하고, 마음을 안정시키고, 소화 촉진하는 약재다. 같은 성분의 약재라도 증상과 체질에 따라 다르게 처방한다.

김대복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과 저서에는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입냄새 한 달이면 치료된다’, ‘오후 3시의 입냄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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